2007년 12월 16일 일요일

구글폰’으로 통신시장 석권 노린다

새 ‘휴대전화용 운영체제’ 내놔 메신저·동영상 등 인터넷 서비스 삼성·LG 등 30여 업체와 손잡아 최종 목표는 ‘휴대전화의 MS’ 세계 이동통신 업계 ‘지각변동’
백승재 기자 whitesj@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세계 1위 인터넷 기업 구글이 드디어 세계 이동통신 시장 석권에 나섰다. 구글은 6일 새벽(한국 시각) “새로운 휴대전화용 운영체제를 내놓는다”고 밝혔다. 파트너는 삼성·LG를 비롯한 세계 30개 휴대전화·이동통신 업체. 이에 따라 애플의 ‘아이폰’에 이은 ‘구글폰’ 충격이 세계 이동통신 업계에 밀어닥칠 전망이다.◆마침내 베일 벗은 ‘구글폰’=구글은 이날 개발 코드명 ‘안드로이드(Android)’로 불리는 이동통신 운영체제와 향후 구글폰 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구글폰의 특징은 무엇보다 강력한 인터넷 서비스다. 검색·위치기반 서비스·메신저·동영상·엔터테인먼트 등 기존 인터넷의 거의 모든 기능이 구현 가능하다. 휴대전화가 바야흐로 작은 PC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구글폰을 위해 구글은 삼성전자·LG전자·모토로라·HTC·인텔·퀄컴·차이나모바일·NTT도코모·KDDI 등 30여 개의 세계적인 휴대전화·이동통신·반도체 업체와 손을 잡았다. 이른바 OHA(Open Handset Alliance)다.삼성전자 관계자는 “구글폰은 영화·스포츠 등 사용자가 주로 관심을 갖는 분야의 정보를 동영상 형태로 제공해 사용자가 버튼만 누르면 볼 수 있도록 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의 목표는 ‘휴대전화의 MS’=구글은 왜 직접 휴대전화를 만들지 않고 운영체제로 이동통신 시장에 도전했을까. 이는 PC 산업을 떠올리면 간단하다. 이제는 휴대전화가 거의 작은 PC 수준이다. 성능이 높아질수록, 중요해지는 건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다. 실제 PC에서 최고의 이윤을 내는 기업은 소프트웨어·서비스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다.MS의 ‘윈도(window) PC’는 MS가 생산하는 PC가 아니라 MS의 운영체제 윈도를 탑재한 PC지만, PC업체보다 MS가 더 이익을 보고 있다. 구글 역시 마찬가지 도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구글의 도전에 맞설 경쟁자는 MS와 노키아, 그리고 애플이다. 이들은 모두 독자적인 휴대전화 운영체제(윈도 모바일·심비안·OSX)를 이미 내놓고 있다. 구글은 이들 경쟁상대를 무찌르기 위해 ‘저가’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저렴한 리눅스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해, 운영체제 가격을 거의 무료에 제공키로 한 것. MS 등은 대당 약 12달러를 로열티로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협력업체가 필요하면 마음껏 고쳐 이용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의 구조를 협력업체에 공개할 예정이다. 대신 수익모델은 인터넷에서처럼 광고를 통해 충당할 예정이다.◆세계 시장에 미치는 파장=구글의 진출에 이동통신업계는 향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특히 무선 인터넷의 파이를 놓고 기득권자인 이동통신업체와 구글·애플 등 신규 인터넷 업체가 치열한 자리다툼을 벌일 것이다.휴대전화 업계로서는 일단 반갑다. 검색·음악 등 다양한 서비스가 확충돼 당장 소비자의 수요가 늘 것이기 때문. 삼성·LG 등 휴대전화 업체들로서는 반길 일이다. 당장 내년 초나 2분기쯤 나올 것으로 보이는 ‘구글폰’ 수요가 기대된다.그러나 구글이나 MS에 지나치게 예속되면 마치 최근의 PC 업계들처럼 이익이 떨어지는 현상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구글폰 생산 경쟁이 격화될 수 있다”며 “생각보다 일찍 출시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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